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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 여행

[독일] 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

by travelYS 202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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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

베를린의 박물관 섬에 위치한 페르가몬 박물관은 옛 페르시아의 유물들을 가지고 와서 형성한 베를린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라고 한다. 2023년 10월부터 건물보수 공사를 위해 무려 14년간 박물관의 문을 닫는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박물관이 피해를 입었고 그 이후 제대로 된 공사를 하지 못했고 시간이 오래 지나 박물관 건물이 많이 망가진 상태이고 유물을 제대로 보존하기 힘들어 공사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14년이나 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 나는 2023년 3월에 다녀왔고 폐장에 대한 얘기는 전혀 몰랐는데 2023년 10월 부근에는 예약이 꽉 차 가고 싶어도 가기 힘든 박물관이었다고 한다. 내가 간 날은 사람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편이었고 베를린에 도착해 박물관 섬을 한 바퀴 둘러보고 박물관을 고른 것이라 예약은 따로 하지 않았다. 베를린 박물관 섬에 있는 박물관 중에서는 가장 사람이 많은 편이어서 입장권 구매를 위해 줄을 서야 했다. 박물관에서는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학생증을 제시하니 6유로에 입장할 수 있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학생할인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미리 한국에서 국제 학생증을 발급받아 챙겨 오는 것을 추천한다. 전망대같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학생할인으로 거의 반값에 입장할 수도 있다. 만약 박물관들을 다 둘러볼 계획이라면 박물관 패스를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입장할 때 오디오 가이드도 무료로 주시기 때문에 설명이 필요한 유물은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단 한국어는 없고 영어만 있다. 하나 주의 할 점은 독일은 박물관 입장 시 짐을 모두 짐보관소에 넣고 입장해야 하고, 휴대폰 정도만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내가 갔던 박물관 중에는 겉옷도 입지 못하는 박물관도 있었다.

 

페르가몬 박물관 입장권페르가몬 박물관 입구
페르가몬 박물관 입장

 

페르가몬 박물관 내부에는 문을 비롯해 건물의 한 면, 길거리 등이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듯이 전시되어 있는데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독일 다른 나라의 유물을 너무 다 가져온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내가 지금까지 가봤던 박물관들은 작은 작품, 미술품들을 전시하는 느낌이었다면 이곳에도 물론 작은 그릇이나 장신구도 전시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크기들이 다 거대한 유물들이 있어 그 어떤 박물관보다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왕궁의 길거리 벽을 장식했던 부분을 그대로 복원해 놓은 것이 좋았다. 자세히 보면 사자와 동물들이 그려져 있는데 다들 모습이 조금씩 다르게 생겨 구경하느라 길을 똑바로 걷지 못하고 계속 좌우를 두리번거리면서 걸었다. 이 길은 이슈타르의 문까지 이어져 진짜 왕궁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페르가몬 박물관 동상타일과 사자
입구의 동상과 길거리 사자 타일
페르가몬 박물관 통로
바빌론 왕국 길

 

내가 페르가몬 박물관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이슈타르의 문과 밀레투스의 시장 문이다. 이슈타르 문의 경우 쪼개져 있던 문의 파편을 바빌론 유적지에서 가져와 씻고 조각을 맞춰 박물관에 맞게 복원한 것이라고 하고, 밀레투스의 시장 문의 경우 터키에서 통째로 가져와서 전시한 것이라고 한다. 크기가 진짜 거대한데 사람들이 함께 찍힌 사진을 보면 성인의 5,6배 정도로 보여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권력 과시를 위해 지은 것이지만 이렇게 큰 건물을 타일로 지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가졌던 것이 신기했고, 타일의 색이 푸른색, 청록색을 띠고 있는데 색이 그대로 보존된 것 같아서 신기했다.

 

페르가몬 박물관을 갈 때에는 어느 나라 유물인지 어느 지역인지 잘 몰랐지만 다녀온 후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 이슈타르 문의 경우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요한 유물로 7세기말 바빌론이 강력한 세력으로 떠오르면 지은 왕궁을 들어가기 위한 문이라고 한다. 페르가몬의 경우 현재 튀르키예에 해당하는 고대 도시인데 당시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던 오스만 제국이 이슬람 문화에만 관심이 있었어서 고대 그리스 유물인 페르가몬 신전을 아주 싼 값에 독일로 가져올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유물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페르가몬 신전을 복원하며 전시를 위해 이 박물관을 지은 것이라고 한다. 후에 터키와의 유물 반환 논쟁도 있었다고 하는데 독일은 오스만 제국과의 협의하에 구매한 것이라 정당하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는 페르가몬 박물관의 가장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페르가몬 신전은 공사 중이라 입장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슈타르의 문
이슈타르의 문
밀레투스의 시장 문
밀레투스의 시장 문

 

박물관 한편에는 이렇게 아직 전시가 되기 전의 복원 중인 유물들도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마치 박물관의 뒤편을 몰래 보는 느낌이었고, 이렇게 날것의 유물들이 놓여있는 모습은 처음 봐서 신기했다. 언젠가 이 유물들도 다 복원이 되어서 전시가 될 텐데 개수가 엄청 많았다. 나는 베를린에서 박물관을 2군데 가보았는데 나는 미술 작품들보다는 건축물에 더 관심이 있고, 크기가 큰 작품들을 좋아하다 보니 페르가몬 박물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페르가몬 박물관은 1층에는 바빌론 유물, 2층에는 이슬람 문화 관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나는 1층만 꼼꼼히 보고 2층은 별로 관심이 없어서 한번 훑어보고 나왔다. 그리고 다른 박물관들은 자세히 보려면 2,3시간 이상도 걸리는데 페르가몬 박물관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면 다 둘러보고 나올 수 있어 가볍게 둘러보기 좋았다. 2037년까지는 페르가몬 박물관을 가볼 수 없겠지만 나중에 박물관이 다시 오픈하였을 때 꼭 가보면 좋을 것 같다. 나도 페르가몬 신전을 보러 다시 가보고 싶다.

 

고양이 유물복원중인 유물
고양이 유물과 아직 복원 중인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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